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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박근혜 대통령 참석한 한중러 정상회담의 민낯

by 생각비행 2016. 9. 7.

우병우 민정수석부터 새로 임명한 장관들까지, 박근혜식 인사의 참상은 여론의 질타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그야말로 목불인견입니다. 국내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잘하는 행동이 있죠. 해외 순방을 핑계로 도피하는 겁니다. 이번엔 러시아, 중국, 라오스 순방을 떠났는데요,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안 새겠습니까? 러시아와 중국에서 주먹구구식 외교를 펼치다 훈계에 가까운 얘기까지 듣는 낯 뜨거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출처 - 고발뉴스


지난 2일 러시아 및 중국 순방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은 '조건부 사드 배치론'이라고 할 논리를 펼쳤습니다. 북핵 때문에 사드가 생겼으니 그 위협이 사라지면 그때 가서 철수시키면 된다는 얘기였죠. 한국 내 사드 배치를 일관되고 강력하게 반대해온 중국과 러시아와의 정상 회담을 앞두고 승부수를 던진 셈입니다. 하지만 이런 빈약한 승부수가 통할 리 없죠.


지난 3일 한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년휘호를 구해 딸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물했습니다. 극동 러시아 개발에 한국이 투자를 좀 해달라는 우회적인 마음의 표시였을 겁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한반도 핵 문제는 동북아의 전반적인 군사 정치의 긴장 완화라는 틀 내에서 해결돼야 한다면서 군사 대립 수준을 저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쳐 사실상 사드 배치 반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러시아의 속내는, 한국은 어차피 전시작전권도 없고 사드 결정권 또한 미국이 가졌으니 미국이랑 얘기하겠다, 그러니 너희와는 경제 얘기나 하겠다는 것일 테죠.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이미 오바마 대통령 면전에서 한국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또 말하면 잔소리라고 생각했겠죠. 박근혜 정부는 처음부터 중국, 러시아를 설득할 방법을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외교를 펼치니 무슨 성과가 있겠습니까? 그러니 외교가 아니라 외유라는 대중의 질타를 피해갈 수 없는 겁니다.


출처 - 고발뉴스


러시아에서 까인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에 가선 더한 훈계(?)를 듣습니다. 지난 5일 중국 항저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김구 선생의 항일 투쟁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며 1930년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항저우에서 3년간 활동했다는 사실을 꺼냈습니다. 이어 한국의 지도자인 김구 선생이 저장성에서 투쟁하다 일제에 체포될 위기에 처했을 때 중국이 김구 선생을 보호하도록 짜이칭 별장에 피난시켰음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김구 선생의 아들인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이 1996년에 아버지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항저우 인근 저장성 하이옌을 찾았을 때 '음수사원 한중우의(飮水思原 韓中友誼)'라는 글을 남겼다는 사실도 언급했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음수사원은 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근원을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시진핑 주석의 의도는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한국의 독립운동을 지원한 중국의 과거를 언급함으로써 한중 관계의 근원과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광복절 축사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건국절 타령을 한 박근혜 대통령 면전에서 중국이 한국의 독립운동을 도왔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은 주제 파악 좀 하라는 얘기를 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 나라의 근원이 뭔지 생각은 하고 사느냐'는 뜻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친일파 만주군 장교인 박정희의 딸이란 걸 모를 리 없는 시진핑 주석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에 대해 설파한 것은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출처 - 뉴스타운


다른 건 몰라도 외교는 잘한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꼴사나운 외교 성과가 만천하게 공개되었습니다. 하지만 유체 이탈 화법을 쓰는 불통의 아이콘이 다른 나라에서 쓴소리 좀 들었다고 바뀔 리 없죠. 박근혜 대통령은 항저우 현지에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경규 환경부 장관 및 김재형 대법관을 전자 결재로 임명했습니다. 모두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를 통해 부적격 판정된 사람들이었죠. 

 

출처 - 경향신문

 

급한 일도 아닐 뿐더러 우병우표 부적격 장관들을 해외에서 굳이 원격으로 임명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국회도 우습고 국민을 개·돼지로 생각한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1년 생활비가 5억이라는 문화부 장관이 연수입 1000만 원으로 버텨야 하는 예술인들을 위해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헐값 전세에 부동산 투기로 땅을 우습게 보는 농림부 장관은 또 어떻고요?

 

과연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은 어디까지일까요? 민생 문제 해결에 몰두해도 아쉬울 판에 중국, 러시아와 마찰을 빚고 국민의 뜻에 반하는 장관을 앉혔으니 대한민국의 앞날이 참으로 불투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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