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저희는 지난번에 <불명예만 남긴 제주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캠페인>이라는 기사에서 제주 세계7대자연경관 캠페인의 사기성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때 간단히 정리한 의혹을 다시 한 번 살펴볼까요?
-국내 전화인데도 국제전화 번호(001-)가 부여되어 있습니다. 애국심을 유발하려는 저의가 있고, 전화비를 올리려는 꼼수가 숨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1년 9월 말까지 전화투표에 사용된 금액이 211억 8600만 원입니다(1억 800만 통). 이 중에 100억 원이 넘는 행정전화비를 이미 KT에 납부했습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도의회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81억 원의 예비비를 전화비로 지출하고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합니다.
-9월 말 이후 전화 통계는 공개된 바 없습니다. 제주도가 7대경관 에 선정되기까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행정전화비가 나왔을지 정말로 궁금합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코모도 섬 홍보를 위해 세계7대경관 사업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뉴세븐원더스 재단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후원사 자격을 박탈당하고 한 민간단체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문자투표 수익배분 구조를 보면 통신회사가 10~15%, 공식후원사가 45% 정도의 수익을 가져가게끔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는 단 1원도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라고 합니다. 믿을 수 있습니까?
-법률 전문가들은 제주도가 공개한 세계7대경관 계약서를 보고 불공평하고 불공정하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제주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캠페인은 7대 의혹이 아니냐는 불명예만 남겼습니다.
제주-세계7대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홈페이지를 보면 우리의 투표가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요, 제주가 7대자연경관에 선정된 지금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가 실제로 높아졌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제주-세계7대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홈페이지
법정으로 간 세계7대자연경관 전화투표, 국제전화 vs. 국내전화
지난번에 <추적60분>이 다룬 핵심 내용 중에는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추진된 제주7대자연경관 캠페인 투표전화가 국제전화가 아니라 국내전화임에도 KT가 국제전화 요금을 적용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KT·계열사 노동인권 보장과 통신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3월 15일 이석채 KT 회장을 사기죄로 고발했고, 다음 날 KT는 공대위와 KT 새노조(제2 노조) 관계자 등 3명을 허위 사실 유포 등으로 맞고소한 사실이 있음을 언론이 뒤늦게 기사화했습니다.
공대위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선정투표가 국제전화와는 무관한 KT의 국내전화를 통한 사기극이었음이 드러났다며 이는 명백히 대기업이 돈벌이를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인 심각한 기업범죄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공대위는 고발장에서 “2011년부터 세계 7대 자연경관 투표 사업의 방식이 전용망을 통한 각 국가별 자체 투표방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2011년 4월경부터 국내 전화회선인 KT전용망을 통한 국내전화 투표를 실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전화 식별번호인 001(전화번호 001-1588-7715)을 사용함으로써 마치 국제전화를 사용한 투표방식을 취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KT 새노조는 국제전화 투표와 함께 이뤄진 국제문자투표 요금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KT가 요금을 부당하게 청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KT측은 이러한 주장에 대응하여 세계7대자연경관 전화투표는 해외에 투표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 투표가 가능토록 한 국제전화투표이며, 투표과정에서 발생한 이익 41억 6000만 원에 대해서는 전액 사회에 환원했다며 반박했죠.
감사원 공익감사청구 진행이 더딘 이유가 궁금하다
보면 볼수록 문제가 많은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캠페인 의혹을 풀기 위해 (사)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환경운동연합, 곶자왈사람들, 제주주민자치연대, 서귀포시민연대, 탐라자치연대 도내 6개 시민단체는 지난 2월 7일 감사원에 세금으로 투입한 소요경비 일체 예산지출 내용과 절차의 정당성, 7대경관 행정전화비 납부내역, 공무원 동원 사례와 위법성, N7W재단과의 이면계약 존재, 투표기탁 모금 정당성 공익사항 등에 관한 감사를 청구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감사원 공익감사청구 진행 상황이 지연되고 있어 의문이 듭니다.
도내 6개 시민단체는 관련 규정상 감사원 감사청구는 접수 한 달 이내에 감사여부를 결정하고 결정 후 7일 이내에 청구인에게 그 결과를 통보하기로 되어 있으므로 3월 중순이면 감사 여부를 통보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통보가 계속 늦어지자 제주참여환경연대는 4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초 3월 중순쯤 감사여부 결정 통보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감사원에 문의한 결과 이번 주 중 감사여부를 통보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더불어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전국의 여러 현안과 관련한 감사 청구가 누적돼 감사여부 결정이 늦어지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총선 국면에서도 세계 7대 자연경관과 같은 중차대한 현안을 다룸에 소홀함이 없도록 감사원의 공명정대한 판단을 기대한다”면서 "제주도민을 비롯한 대다수 국민들은 감사원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 소재가 분명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캠페인은 제주-세계7대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국가브랜드위원회, 제주특별자치도가 업무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추진한 범국가적 사업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화투표를 독려하면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까? 이에 많은 정당과 정치인, 유명인사가 관여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4.11 총선을 앞두고 6개 시민단체가 제기한 감사원 공익감사청구 진행이 더딘 이유가 무엇일까요? 요즘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하늘을 찌르고 있지 않습니까? 이를 감안하면 이명박 대통령 이하 정부 관계자들이 캠페인과 연관된 의혹을 털어낸다면 총선과 남은 임기를 두고 볼 때 국민적 여론을 형성하는 데 유리할 텐데도 이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의혹은 날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만 선택한 전화투표 방식,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과연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캠페인과 연관된 진실은 무엇일까요? 앞서 소개했듯이 안타깝게도 전화비 관련 내용은 법적공방을 통해 그 여부를 가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캠페인에 활용된 투표전화가 국내전화였느냐, 국제전화였느냐를 따지기 이전에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여러 나라가 세계7대자연경관 캠페인에 참여했으나 <추적60분>이 밝힌 내용처럼 전화투표 방식을 채택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는 사실이지요.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세계7대경관선정 캠페인에 대한 논란은 처음부터 많았습니다. 그 때문에 제주-세계7대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는 <N7W 오해에 대한 몇가지 진실>이라는 문건을 만들어 홈페이지에서 게시하기도 했는데요, 그 내용 중에 전화요금에 대한 답변도 있습니다.
제주-세계7대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가 작성한 [N7W 오해에 대한 몇가지 진실]
만약 국제전화비를 이렇게 저렴하게 만드는 방식이 가능하다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 국민의 국제전화 요금을 그 정도 수준으로 깎아주면 어떨까요? 외국과 통화량이 많은 기업은 외국 경쟁사에 비해 통신비 지출이 대폭 감소하니 엄청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테고, 저렴한 통화비 덕분에 외국에 나간 직원이나 가족과 자주 통화한다면 많은 사람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으니 국가 수준의 생산력도 엄청나게 높아지지 않을까요? 모르긴 몰라도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사업의 관광객 유치보다 이렇게 해서 확보하는 국가경쟁력으로 얻을 이익이 훨씬 클 겁니다.
<N7W 오해에 대한 몇가지 진실>이라는 문건을 보면 위원회가 전화투표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강요할 권한과 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래서도 안 됩니다"라고 밝히고 있지요.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제주-세계7대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투표참여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을 보면 "복잡한 인터넷 투표보다는 전화투표, 문자투표로 꼭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빨간색으로 밑줄까지 쫙 그어가면서 말이죠.
범국민추진위가 만든 <대한민국 '제주도' 세계7대 자연경관 범국민추진위원회 개요>라는 문건을 봐도 전화투표와 전화 문자투표가 우선순위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원래 제주도 자연경관 선정투표 캠페인은 2008년 7월 출범한 제주관광공사가 맡아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이 공무원 총동원 체제로 바뀐 것은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취임한 뒤 2010년 12월부터입니다. 2011년 3월 국회는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고, 우근민 지사는 선정투표와 관련해 공무원이 앞장서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실제로 제주시는 공무원의 행정전화 투표 실적을 관리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지요.
이런 여러 가지 사실을 살펴볼 때 범국민추진위원회가 전화투표를 강요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허위임이 드러납니다.
<N7W 오해에 대한 몇가지 진실>이라는 문건을 보면 마치 제주-세계7대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가 전화투표 방식을 개발한 듯한 뉘앙스를 풍깁니다만, 사실은 이와 다릅니다. <N7W재단 매뉴얼―캠페인 효과의 극대화>라는 문건을 한번 보시죠.
내용을 보면 모든 광고, 프로모션, 계획은 뉴세븐원터스재단의 승인을 받도록 규칙으로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라이센싱 문제는 재단과 연락을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군요. '전국적 전화투표'도 마찬가집니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은 후보지에 대해서 국가 투표 전화 회선과 국가 문자 투표 회선을 개설했습니다.
자료: KBS 추적60분
그런데 '001'이라는 식별번호를 붙여 국제전화로 포장된 전화투표 방식을 시행한 곳은 한국뿐이었습니다. <추적60분>이 이러한 시도에 대해애국심을 유발하려는 저의가 있고, 전화비를 올리려는 꼼수가 숨어 있다고 지적한 내용은 상식적이며 타당합니다.
문제는 뉴세븐원더스재단의 자금줄이 바로 각국의 제휴 통신사를 통한 통화료 수입이라는 사실입니다. 통화료 수입이 늘어날수록 재단과 제휴 통신사의 배분액이 많아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전화투표 방식은 석연찮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자료: KBS 추적60분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캠페인은 온갖 의혹으로 가득하여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는커녕 불명예만 남겼습니다. 애초부터 문제가 많은 캠페인에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이를 국론을 분열시키는 이들로 매도하거나, 애국심에 호소하며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으로 국민에게 전화투표를 강요하기도 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전화투표 방식을 두고 이제는 법정 다툼까지 벌이게 되었으니 더 말해서 무엇하겠습니까? 제주 6개 시민단체가 제기한 감사원 공익감사청구에 대한 감사 여부가 하루 빨리 결정되어 지난 캠페인의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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