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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물311

《길문섭의 한 칸의 사색 10》 마음 읽기 마음 읽기 인생을 놓고 보면 크게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공격을 잘하는 사람과 수비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공격을 잘하는 사람은 수비가 약한 게 약점이요, 수비를 잘하는 사람은 공격이 약한 게 약점이겠지요. 그러니 누구에게나 약점이 있고 모자란 부분이 있는 셈입니다. 조련사의 신호에 따라 움직이긴 해도 곰은 보기보다 영리합니다. 야생에서 사냥할 때는 물개의 숨구멍 앞에서 물개가 물 밖으로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고, 눈[雪]을 파서 안에 숨어 있는 먹이를 찾아내어 잡아먹기도 합니다. 물에서는 빠른 속도로 먼 곳까지 헤엄쳐갈 수 있습니다. 순간속력은 순록보다도 빠르다고 합니다. 그런 곰에게 사람들은 재주를 부리게 하고 뒤에서 돈을 챙깁니다. 하지만 이런 게 어쩌면 인간의 호기는 아닐까요? 남을 .. 2011. 9. 8.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며 - 사랑의 승자 5] 오해 오해 당신이 말한 대로, 나는 참으로 큰 빚을 진 사람입니다. 자식들에게, 형제·친척들에게, 친구·동지들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과 폐를 끼치고 있습니까. 비록 본의는 아니라고 해도 그 피해가 너무나 크고 장시일(長時日)입니다. 이희호 여사 측근 그만 좀 찍으시지요? 너무 가깝게 찍으시던데. 오 기자 (웃으며)상대 후보의 부인은 주문대로 잘 해주시던데……. 그러면 좀 더 고운 표정의 사진이 나오거든요. 이희호 여사 측근 (정색하며) 저희는 그렇게 못 해요. 그런 분이나 잘 찍어 드리세요. 오 기자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을 머쓱하게 바라보며 혼잣말로) 도움되는 말인데……. 그때 누군가의 손바닥이 카메라 앞으로 불쑥 달려들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사실 그런 행동은 찍지 말라는 것이며, 이는 언론의.. 2011. 9. 5.
《오동명의 인생사계 10》 단절 2011. 8. 31.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며 - 사랑의 승자 4] 이희호 이희호 남편에게는 아내의 격려와 때로는 비판만큼 큰 자극이 되는 일은 없다. 김대중 아내의 내조는 정말 값진 것이다. 아내가 없었다면 내가 오늘날 무엇이 됐을지 상상할 수도 없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김대중 옥중서신 모음》 중에서 김대중, 남편의 죽음을 앞두고 병상 곁에서 아내, 이희호 여사는 점점 차가워지는 남편의 손에 끼워주겠다며 털장갑을 짜고 있었다. 또 이미 오래전인 1980년에 김대중이 전두환에 의해 긴 시간 영어의 몸이 되었을 때도 추위에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해 털옷을 직접 짜서 넣어주기도 했다. 김대중은 그런 아내에게,“건강을 생각하시오. 털옷을 짜는 일로 건강을 해치지 않길 진심으로 바라오”라며 편지를 쓴다. 당신 몸이 건강하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불의를 물리칠 수 있고 국민을 위해 투.. 2011. 8. 29.
[주말비행] 생각비행이 전하는 문화가 소식 (8월 4주차)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이 끝나고 훌쩍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아침과 낮의 기온도 차이가 나서 감기에 걸릴 정도입니다. 주말에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행사 소식입니다. 박물관 전시 관련 정보 동대문운동장기념관에선 〈2002 월드컵 최고의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특별전을 엽니다. 장소는 서울시 중구 을지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안에 있는 동대문운동장기념관이고, 전시기간은 10월 3일까지입니다. 전시 내용은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추억할 수 있는 4위 입상 증서, 최고 인기상 트로피를 비롯해 역대 월드컵 공인구, 선수 유니폼, 붉은 악마 머플러 등입니다. 2002년 월드컵 감동의 순간을 다시 느끼고자 하시는 분들은 동대문운동장기념관을 찾아주세요.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동물이야.. 2011. 8. 26.
《길문섭의 한 칸의 사색 9》 검정 고무신 검정 고무신 고무신에 얽힌 추억이 있습니까? 어릴 적 제게 고무신은 고기를 잡아서 넣어두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고무신을 벗고 흰색 운동화를 신어보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어느샌가 운동화를 신고 있었지만, 아버지는 그때까지도 고무신을 고집했습니다.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할아버지 주무시는 사랑방 앞에만 검정 고무신이 있었습니다. 핏기 없는 할아버지 얼굴처럼 고무신은 운동화에 밀려 마루 밑 깊숙이 감춰졌지요. 한때는 활기찼지만 연로한 탓에 움직이시기가 벅찬 할아버지처럼 고무신은 보잘것없는 신발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때 잘나가고 소중한 우리의 청춘이 마루 밑으로 내던져진 초라한 고무신처럼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꽃이 화려하면 질 때를 준비해야 하는.. 2011.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