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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물/바다소풍30

《오동명의 바다소풍 9》남자 엿보기 2 두 남자가 걷고 있습니다. 제주도 산방산과 단산 사이 선뮤지엄(명상학교)을 출발한 이들은 시계방향으로 제주도의 바닷가를 한 바퀴 돕니다. 침묵하며 걷지만 이들은 몸으로 말합니다. “지구야, 미안해.” “자연아, 사랑해.” 이들과 동행할 수 없었던 어떤 남자가 노래 하나를 띄워 보냅니다. 천 번이고 다시 태어난대도 그런 사람 또 없을 테죠. 슬픈 내 삶을 따뜻하게 해준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그런 그댈 위해서 나의 심장쯤이야 얼마든 아파도 좋은데 사랑이란 그 말은 못해도 먼 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 모든 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나 태어나 처음 가슴 떨리는 이런 사람 또 없을 테죠. 몰래 감춰둔 오랜 기억 속에 단 하나의 사랑입니다. 그런 그댈 위해서 아픈 눈물쯤이야 .. 2011. 5. 30.
《오동명의 인생사계 2》실수가 낳은 기초 2011. 5. 27.
《오동명의 바다소풍 8》남자 엿보기 1 한 남자가 바닷가에 혼자 앉아 있다. 바다는 파도로 육지를 향하고 남자는 잃어버린 시간으로 과거에 묶이지만 육지로도 과거로도 건너가지 못한다. 들고나는 파도로 잃어버린 시간을 다시 짓고 다시 지운다. 바다가 남자를 꼼짝없이 잡아놓은 세 시간. 멀리서 밀려오는 첫 파도가 바닷가에 미치기 전에 남자는 바다 언저리에서 일어난다. 한라산에 눈을 두고 바닷가를 끼고 걷기 시작한다. 남자가 다시 앉아 쉴 터는 그도, 나도, 그 누구도, 모른다. 과거는 돌이키지 못해도 또 걸을 뿐이고 바다는 깨어져도 또 파도로 일 뿐이다. 마냥, 마냥, 마냥... 그저, 그저, 그저... 흰 거품으로 일 때만 파도이듯 과거는 앉아 있는 시간만큼만 유효하다. 2011. 5. 23.
《오동명의 인생사계 1》흔적으로 남는 길 * 돌판화를 시작합니다. 신문의 시사만화와 같이 4면으로 구성할 생각입니다. 기승전결(起承轉結)이라 해도 좋고,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 해도 좋고, 생세지락(生世之樂)으로 여겨도 좋습니다. 생각비행 홈페이지에 걸맞게 생각의 시간과 공간-생각으로 비행하는-이 되기 바랍니다. 오동명 한 사람의 주관이 아니라 보는 이가 마음껏 함께 상상하는 자리가 되면 더 좋겠습니다. 2011. 5. 20.
《오동명의 바다소풍 7》고속도로로 변하는 자연의 길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다. 오래전에 버젓이 있던 길을 새로 난 길인 양 이름을 붙여 또 길을 낸 듯 설쳐댄다. 제주도에 올레길이 그러더니 이젠 둘레길인가, 제주도의 조용한 숲길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있다. 길은 이름이 아니며 유행으로 만들어질 도로 같은 길이어서는 안 된다. 길을 사랑한다는 자들이 이런 짓거리들을 해대고 있으니 그들의 이중적인 행위에 유행을 쫓기 좋아하는 국민이 야단법석이다. 제일 많이 간다는 올레길 7번 코스는 서울의 명동 거리와 다를 바가 없다. 자연의 길이 아니라 사람으로 빼곡하니 사람의 길, 저잣거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앞에선 담배를 피워대고 담뱃재가 날아들어 사람의 눈을 찌르는 불쾌한 곳이 되어버린 올레 7번 코스 길.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소리에 자연의 길을 걷는 건지 저잣거리를.. 2011. 5. 16.
《오동명의 바다소풍 6》좋은 제주도, 아쉬운 제주도 섬과 육지가 더 가까워졌다. 물론 비행기가 빠르긴 하지만 하늘을 날지 않고 바다를 건너는 길이 하나 더 생겼다. 7개월 가까이 섬에 갇혀 있다 보니 (마음으로) 육지가 그리웠다. 그래서 떠난 육지행. 이번엔 새로 생긴 바닷길을 택했다. 제주도 성산포항에서 전남 장흥 노력항을 오가는 배는 두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단다. 더구나 집에서 가깝기도 해서 이 길을 쫓아가 봤다. 무척 바람이 세던 날, 전화로 문의하니 배는 뜰 거란다. 버스를 타고 성산포항에 도착했다. 배는 무척 작아 보였고, 바람에 출렁이는 모습이 60여 킬로그램인 내 몸 흔들리는 것과 별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작아 보이는 이 배엔 사람 270여 명에 승용차도 무려 70대나 실을 수가 있단다. 육지와의 최단거리라는 이 코스는 이미 오래전, 제주도.. 2011.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