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탐사보도 - MBC가 제작한 탐사보도 프로그램(<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불만제로>)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난번에 탐사보도의 개념과 역사에 대해 짧게나마 소개했습니다. 어떻게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 지난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탐사보도 관련 기사는 연재물로 기획했습니다. 처음에는 탐사보도라는 장르의 개념을, 그다음으로는 탐사보도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여러분께 소개하기로 약속드렸죠.


그래서 이번에는 한국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한국에는 3개의 지상파 방송이 있는데요, 방송국마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아쉽게도 사라지는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연재할 포스팅은 방송사마다 장수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아울러 주요 사건도 함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오래 방송되지 못하고 사라진 프로그램도 추후에 다룰 예정입니다.)

오늘 소개할 방송사는 MBC입니다. MBC는 정말 많은 탐사보도 프로그램를 제작하고 방영했습니다. 그 가운데 저희가 주목해서 소개하려는 프로그램은 <PD수첩>과 <시사매거진 2580><불만제로> 입니다.

<PD수첩>

<PD수첩>은 1990년 5월 8일 <피코 아줌마 열 받았다>편을 시작으로 처음 전파를 탄 MBC의 간판격 탐사보도 프로그램입니다. 1980년대 말, 많은 시민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함께 등장한 기념비적인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0년부터 방영한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다 보니 여러 가지 사건·사고를 직접 취재하여 방영했습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볼 때 <PD수첩> 스스로 이야기하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목격자'라는 말과 부합하는 면이 있는 듯하군요.

지금까지 <PD수첩>이 방영한 탐사보도 가운데 사회에 영향을 끼친 내용이 무척 많습니다.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논란, 촛불집회의 효시가 된 효순이·미선이 사건, 사이비 종교 문제, 지도층 인사들의 비리, 고위인사들의 한국 국적 포기와 같은 굵직굵직한 사회의 부조리를 밝혀 시청자들에게 널리 알렸습니다. 특히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다룬 방송은 국민이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게 한 기념비적인 방송이었다고 얘기할 수 있겠죠. 그 밖에도 일본으로 강제로 끌려간 동포들이 살고 있는 우토로 철거에 대한 탐사보도는, 국내에서 우토로 살리기 운동을 촉발하는 데 큰 영향을 주기도 했었죠.

방송금지 사태가 벌어진 3개의 탐사보도


방송을 위해 늘 현장을 취재하는 <PD수첩>이다 보니 여러 가지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합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세 번의 방송금지 사태였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직전 방영할 예정이었던 <그래도 농촌을 포기할 수 없다>편은 MBC 사장의 직권으로 방송을 금지한 사례였는데요, 이 때문에 MBC 직원들은 파업을 단행했습니다.

다음으로 만민교회 이단 목사 파문의 경우가 좀 특별합니다. 방송이 나가는 도중 갑자기 끊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MBC 방송사으로 만민교회 신도들이 난입한 실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습니다. 광신도들이 MBC 주조종실에 침입해서 기기를 부수는 바람에 방송이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황우석 교수 사태 때는 <PD수첩> 프로그램이 사실상 존폐위기에 놓였습니다. <황우석 신화의 난자의혹>편은 당시 언론 대다수가 '신화'로 일컫는 줄기세포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에 '황우석 열풍'이 불던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들이 <PD수첩>을 옥죄기 위해 MBC에 광고를 중단하는 사태에 이르렀고, 결국 자본의 힘 앞에서  <PD수첩>은 무기한으로 방송을 중지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그런 어려움에도 <PD수첩>은 끝까지 황우석의 줄기세포에 대한 비밀을 파헤쳐 결국 줄기세포가 없다는 진상을 밝혀냈습니다.

여전히 그들은 성역과 금기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에도 <PD수첩>은 많은 외압을 받고 있습니다.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던 광우병 파동, 스폰서 검사사건, 4대강 사업과 관련된 탐사보도를 제작 방영하면서 PD가 경찰 조사를 받는 엄청난 고초를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PD수첩>의 보도 의지는 변함없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항상 이야기하는 시청자의 파수꾼, 외압과 무력에 굴하지 않는 <PD수첩>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죠. 이러한 의지의 산물일까요? 올해 <PD수첩>이 20주년을 기념하며 시청자들을 초대해 축하 방송을 하기도 했습니다.


<시사매거진 2580>


앞서 <PD수첩>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PD들이 방송을 제작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기자가 중심이 되어 제작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시사매거진 2580>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PD수첩>과 비슷한 시기인 90년대 초(1994년)에 첫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외국인 매춘관광' '화장품 피라미드' 등을 다뤘습니다. <시사매거진 2580>의 첫 방송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시사프로그램으로, 그것도 심야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으로  24퍼센트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니까요.

첫 방송 이후, <시사매거진 2580>은 첫해에만 2개의 상(이달의 프로그램상, 한국방송대상 보도부문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지존파 7인의 어린 시절 등을 다룬 방송으로 시청률 30퍼센트를 돌파합니다. 시의적절한 내용을 발 빠르게 전달했기 때문에 좋은 출발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최근에 <시사매거진2580>이 폭로한 사건으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했습니다. 재벌 일가인 어느 중견업체 회장이 회사 합병 과정에서 고용승계에서 제외되자 항의하기 위해 1인 시위를 벌인 탱크로리 기사를 야구 방망이로 구타한 사건이었습니다. <시사매거진2580>이 밝힌 내용은 구타 후 발설하지 않는 대가, 즉 맷값으로 2000만 원을 건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방송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른바 재벌의 폭행 사건이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맷값 사건이 방영된 후 수많은 언론에서 이 사건을 다뤘습니다. 결국, 최 사장은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고 결국에는 구속되었습니다. '맷값 사건 보도'는 재벌이라는 권력을 등에 업고 벌인 파렴치한 행위를 탐사보도로 밝혀내어 시민의 억울함을 풀어준 통쾌한 방송이었습니다.


<불만제로>

우리 사회에서 자신의 돈을 주고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받으면서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대부분의 시민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잦았죠.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습니다. 소비자가 자신의 권리를 찾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돈을 낸 만큼 제값을 따지는 게 당연하다는 점을 이젠 소비자 스스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발맞춰 MBC에선 소비자들의 정당한 권익을 찾아주는 탐사보도 방송을 제작하여 방영하고 있습니다. 바로 <불만제로>입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 음식재료를 잘못 쓴 어떤 기업이 망할 뻔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들통 난 사건이었는데요, 그 일이 일어나자 기업 총수가 TV에 나와서 90도로 인사하며 사죄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한동안 그 기업의 제품은 거의 팔리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소비자의 대응이 조금 약한 편이죠. 그런데 인터넷 매체가 발달하면서 문제가 있는 상품에 관한 불만사항을 올리는 사례가 늘었습니다. 그런 불만이 쌓여 점차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권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불만제로>는 탐사보도 형식으로 많은 불량기업을 폭로하며 그 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불만제로는 우선 시민의 여러 가지 불만을 접수합니다. 그리곤 직접 확인 과정을 거치는데요, 그 과정이 상당히 정확하고 과학적입니다. 이를테면 기업의 문제라면 내부 고발자를 인터뷰하고, 몰카를 이용하여 잡입취재를 해서 생생한 증거물을 수집하는 방식이죠.
소비자의 불만사항을 직접 확인하는 실험과 분석을 진행한 다음, 콩트 형식으로 알기 쉽게끔 설명하는 진행방식은 <불만제로>의 큰 장점입니다. 기존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시사적이고 대의적인 내용이 많다면, <불만제로>는 소비자들의 일상적인 삶에서 피부에 와 닿는 내용을 보도한다는 점에서 유익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불만제로>의 가장 큰 특징은 사후관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방송으로 끝내지 않고 다시 찾아가 소비자의 불만 내용이 시정되었는지 재차 확인합니다. 시정 조치를 하지 않은 곳은 또다시 고발해서 바로잡도록 했고, 제대로 고친 곳은 그 내용을 시청자에게 당당하게 공개했습니다. 방송에서 소비자들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법이 개정되어 <불만제로>가 문제가 있는 기업체를 고발한 다음 그 업체 정보를 게시판에서 알려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방송에서 다룬 기업의 상호를 공개하기 시작했고, 또한 취재 과정에서 우수했던 기업의 상호나 연락처도 공개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잘못된 기업에 대해 알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지금까지 M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MBC에서 방송했던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더 있으며, 그 방송이 정말 많은 일을 해냈습니다. 예를 들어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프로그램은 과거에 쉬쉬하고 지나갔던 암울한 과거를 바로잡아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김혜수의 W>는 세계 여러 나라에 눈을 돌려 우리가 뉴스를 통해 미처 보지 못하는 새로운 사실을 전해주었습니다(W를 통해 제 3세계 불우 아동들에 대한 후원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자세히 다룬다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로 많지만, 이 정도로도 여러분이 국내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소중함을 이해하는 데는 충분하리라고 봅니다. 앞으로 다룰 다른 방송사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더 많은 정보를 전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



못다 한 이야기
** M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PD수첩><시사매거진 2580>< 불만제로> 등)은 imbc홈페이지에 회원가입후 무료로 볼 수 있으며 일부는 다운로드까지 가능합니다.
** <PD수첩>의 인기는 코미디 패러디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김현철 씨의 <PD공책>이 바로 그것이죠. ^^
** 현재 <PD수첩>은 많은 고초를 겪었으며, 낮아진 퀄리티로 인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럴때일수록 따끔한 비판도 좋지만, 따뜻한 지지로 많은 힘을 북돋아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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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미네르바 사건' 법 조항 위헌 판결. 하지만...


올해가 끝나기 전에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부터 큰 이슈를 몰고 왔던 미네르바 사건에 적용되었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렸습니다.

헌재 `전기통신기본법은 표현의 자유 침해` 위헌 결정( 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0&no=724343, MK뉴스 )
전가의 보도' 허위통신죄 역사 속으로(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01228_0007040828&cID=10203&pID=10200, 뉴시스 )
인터넷·스마트폰 시대의 ‘긴급조치’ 풀렸다(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56112.html, 한겨레)
미네르바 잡아들였던 전기통신기본법 ‘위헌’, 정부·검찰 또한번 망신?(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eco&arcid=0004477451, 국민일보)

사실 위헌 결정은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네르바 사건 이후 인터넷 여론을 옥죄는데 사용되었던 '전기통신법 47조'는 원래 발신 명의자를 속이는 것을 처벌하기 위해 도입된 것입니다. 애초부터 쓰임새가 맞지 않았고 사문화되다시피 한 법이었죠. 그런데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터진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미네르바 사건 등 이른바 인터넷 허위사실 유표자를 처벌할 근거를 찾다 보니 제정된 지 50년 된 법을 급하게 끄집어내어 전용한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실정에 맞지도 않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만 억압하는 꼴이 되었지요.

사실 이 법이 없더라도 정말로 이 사회의 공익을 위협하는 진짜 범죄자들이라면 형법과 민법을 통해 충분히 커버가 가능합니다. 연평도 사태 당시 유언비어니 하는 것도 말입니다. 전기통신법 47조에 근거하여 기소되었던 미네르바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고 마침내 이번에 위헌 판결까지 나왔습니다. 

또한 같은 날, 헌법재판소는 수사기관의 감청이나 이메일 열람을 사실상 무제한으로 허용하고 있는 '통신비밀보호법' 조항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습니다. 위헌 결정처럼 당장 효력이 중지되는 건 아니지만 내년 12월 31일 안에 대체입법을 하지 않을 경우 소멸합니다.

공안국가처럼 정부의 억압이 무제한적으로 커지는 느낌이 드는 이때에 사법부에서 적절한 제동을 걸어준 것 같습니다. 이런 결정으로 국민이 인터넷에서나마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이명박 정부는 그런 꼴을 두고 볼 수가 없나 봅니다. 이번에는 대놓고 전기통신법 47조 역할을 대신할 처벌규정을 신설하겠다네요.

법무부, “허위사실 유포 처벌규정 신설하겠다”(http://www.fnnews.com/view?ra=Sent1201m_View&corp=fnnews&arcid=101228180307&cDateYear=2010&cDateMonth=12&cDateDay=28, 파이낸셜뉴스)

이명박 정부는 이런 면으로는 어쩌면 이렇게나 한결같을 수가 있을까요?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에 대해 몰라도 이렇게 모를 수가 있을까 싶은 얘기라 한숨이 다 나옵니다.


자, 그럼 이건 허위사실 유포 아닌가 하는 우스꽝스러운 생각도 듭니다. ^_^;; 아직 2년 남았다고 변명하시려나요?
집권하기 위해 공약을 남발하는 허언증 걸린 정치인들도 허위사실 유포로 처벌하는 법안이 마련되면 좋겠네요.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한다면 쓸데없는 일로 국민의 성화를 돋우지 말고 큰일에 좀 집중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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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 Chistmas~, 생각비행에서 여러분께 감사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난 4월, 처음 출발한 생각비행이 벌써 올해의 끝까지 달려오며 3권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저희에게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께 블로그를 이용해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즐거운 성탄절 보내시고, 얼마 남지 않은 2010년도 행복하게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Merry Chistmas and Happy New Year!


*미국은 이제 공식적으로 크리스마스라는 용어를 쓰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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